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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사은이고 몰라도 사은이다

입전수수(入廛垂手)

무산 심우도(霧山 尋牛圖)

- 10. 입전수수(入廛垂手)

 

생선 비린내가 좋아

견대 차고 나온 저자

 

장가들어 본처는 버리고

소실을 얻어 살아볼까

 

나막신 그 나막신 하나

남 주고도 부자라네.

 

일금 삼백 원에 마누라를 팔아먹고

일금 삼백 원에 두 눈까지 빼 팔고

해 돋는 보리밭머리 밥 얻으러 가는 문둥이어, 진문둥이어.

 

- 무산 조오현(1932~2024)

 

심우도(尋牛圖)로 비유되는 불성을 찾아가는 수행과정을 열 장의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목우도(牧牛圖) 또는 십우도(十牛圖)라고도 한다. 그 마지막 대승의 장이 입전수수(立廛垂手·저자에 손을 드리우다)’. “삶도 올가미도 없이/ 코뚜레를 움켜잡고/ 매어둘 형법(形法)을 찾아 헤맨 걸음 몇 만보냐”(<무산 심우도 -4. 득우(得牛)>)를 거쳐서 견대든 전대든 돈자루 차고 생선 비린내나는 저잣거리에 다시 돌아오는 것, 하여 여자를 취하고 마지막 나막신까지 남 주고 일금 삼백 원마누라두 눈까지 팔아먹고(저잣거리의 시작이 돈이고 끝도 돈이다!) 비로소 탁발하는 문둥이가 되는 것, 설악무산 큰스님이 시조 형식으로 표현한 입전수수의 진풍경이다.

 

일체의 번뇌와 생사와 속박과 애증과 갈등의 뿌리인 마누라두 눈까지 다 팔아버렸으니 분별이 없고 막힘이 없을 것이다. 그물을 찢고 자유를 얻는 금빛 물고기(錦鱗)와 같을 것이다. 이쯤 되면 고덕대승과 속인이, 정상인이나 병자가, 산문과 세속이, 형법과 파탈의 경계는 무의미하리라. 이름 하여 생멸불이(生滅不二)진문둥이’, 승속일여(僧俗一如)아득한 성자’, 본래면목(本來面目) 참나의 부처가 아닐지. 속된 머리로 큰 도량 헤아리기 어려우나, 군맹무상(群盲撫象)하건대 그게 바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셨던 뜻 아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