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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지에 도달하기 전에는 결코 닻을 내리지 않으리라!

외롭고 높고 쓸쓸한...

외롭고 높고 쓸쓸한 감정은 어떻게 나에게 깃드는가? 남녀 간의 매력은 좋은 상대를 보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끌려 그 향기를 풍기고 그런 감정이 솟구치지 않던가.

내가 바라는 매력은 이런 것이다.
신앙과 수행을 깊이 하여 품이 너른 사람이 되어 남녀 감정을 넘어서는 그런 향기를  오래오래 간직하여 다른 이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그런 향기를 전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황벽은 말한다. 사무치는 추위가 한 번 뼛속 깊이 겪은 매화*라야 비로소 그 향기가 우주를 감싸고 남는다라고. 
 
가을, 붉은 단풍잎은 지난봄부터 여름까지 자신을 키워주던 가지로부터 스스로를 이겨내지 못하고  시나브로 낙하하고 있다.

새벽에 좌정하여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생과 사를 자유하며 아무 두려움이 없는 경지에서 내 안에 서늘한 향기를 품고 가까운 인연들에게 전할 수 없을까.
단풍 지는 늦가을, 저 나무들처럼 천지의 은혜를 저토록 무심(無心)으로 말없이 드러내는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동안 시간에 기대어 살아온 나는 이즈음에 이르러서야 내 안에 그 향기를 가끔 느낀다.

어린 시절부터 스승님 대종사께서 일러주신, 신. 분. 의. 성. 안정력. 연마력. 결단력이라는 일곱 가지 보배 구슬을 나는 꾸준히 연마하고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만들어진 여의보주(如意寶珠)**로부터 그 향기가 배어나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짐작한다.

끊임없는 용심법 실행을 통해 자감(自感) 타감(他感) 천감(天感)의 순서를 밟으면서 가까운 인연들과 다함께 공부하면 되는 것으로 배웠기에, 나는 이 공부를 늘 실천하고 있다. 

"사랑, 그 외롭고 높고 쓸쓸한..."(2025년 11월 15일, 원불교 서울교당 앞, 260년 수령의 은행나뭇잎 하트)

 

*매화 법문 원문은, 
       塵勞逈脫事非常
       緊把繩頭做一場
       不是一番寒徹骨
       爭得梅花撲鼻香
  (티끌세상을 벗어나는 일은 보통일이 아니니
새끼줄을 단단히 잡고 한바탕 공부해야 한다.
한 번 뼛속까지 사무치는 추위를 겪지 않고서야
어찌 매화 향기가 코끝을 찌르는 것을 얻을 수 있으랴.)

- 황벽 희운(黃檗 希運) 선사의 법문 중 하나로, 수행의 고통과 인내를 통해 진정한 깨달음과 향기를 얻을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흔히 인용되는 “매화는 아무리 추워도 자신의 향기를 팔지 않는다”는 표현은 이 시의 마지막 구절 *“爭得梅花撲鼻香”*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 여의보주(如意寶珠) 법문 원문은,
       “여의보주(如意寶珠)가 따로 없나니, 마음에 욕심을 떼고,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에 자유자재하고 보면 그것이 곧 여의보주니라.”( 대종경 요훈품 제13장)

  - 이 말씀은 원불교의 창시자인 소태산 대종사께서 하신 것으로, 여의보주(如意寶珠)를 외부의 신비한 물건이 아닌, 스스로의 마음을 자유자재로 다스릴 수 있는 능력에 비유한 것이다. 욕심을 떼고,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에 자유자재할 수 있는 마음 상태가 바로 여의보주라는 것이다.
   즉, 마음의 주인이 되어 자유롭게 쓰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여의보주라는 가르침이다. 이 법문은 원불교의 핵심 수행 원리인 마음공부와 자기 성찰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다면 여의보주를 지닌 것과 같다는 깊은 뜻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