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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의 계를 세우자] 여의주(如意珠) - 내 마음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는 것

 

백산 안세명(정철)교무 휘호 "여의보주"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뉴스와 방송에서 올해는 청룡의 해라며 모두 설레이는 음성으로 서로에게 말한다. 과연 올해 나는 내가 마음먹은 대로 잘 살 수 있을 것인가?  2024년,어제가 별 날이 아니오 오늘이 별 날이 아니건만, 사람들은 새해가 되면 늘 새 마음 새 몸으로 새로운 일을 꾸미고 실천하겠다고 다짐하는데, 나 또한 그렇다. 

  올해 나의 마음공부 표준은, "자성(自性)의 계(戒)를 세우자"이다. 

공부표준"자성의 계를 세우자-일상수행의 요법 3조"

  불가(佛家)에서는 계문을 잘 지키는 사람을 금강이도(金剛利刀)를 지닌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즉 옳지 않은 일이면 아무리 하고 싶어도 죽기로써 하지 않는 결단력을 실천에 옮기는 사람을 말한며, 반면에 옳은 일이면 아무리 하기 싫어도 죽기로써 행동에 옮기는 사람을을 일컬어 그런 말로 칭송한다. 인지상정이라는 사자성어처럼 정(情)에 끌리어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닌, 옳고 그른 일을 대할 때, 따스한 인품으로 품이 너그러우면서도 냉철한 마음을 놓치지 않는 사람을 일러, 불가에서는 금강이도를 지닌 사람이라고 말한다. 이는 "자기의 마음에 욕심을 떼고 하고 싶은 일과 하기 싫은 일에 자유자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 또 다른 표현으로 여의보주(如意寶珠)를 가진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자성의 계를 세우자는 것"은 "자성의 정(定)을 세우는 것"과 "자성의 혜(慧)를 세우는 것"과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 온전하게 생각해야 온전한 판단과 취사를 할 수 있고, 또 제대로 된 실행을 할 수 있다. 자칫 30계문을 내가 모두 다 실행한다고 해서 완전하게 자성의 계를 세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나는 조각 도인(道人)에 불과할 것이다. 이 세상은 경계 따라 수많은 판단과 적실한 행동을 요구하는 일들이 많이 있다. 내가 정의라고 생각하는 일이 상대방에겐 불의가 되는 일도 왕왕이 있고, 내가 불의라고 생각하는 일도 상대방의 입장 차이에 따라서는 그 일이 정당한 일이 될 수 있는 것이 복잡다단한 현실세계에서는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성현들이 말씀하시길, 공부인은 각자 자신의 처지를 따라 자신의 마음 속에 계문을 지녀야 한다라고 말한다. 즉 자신만의 심계(心戒)를 지니고 그것을 철저히 실행에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에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전쟁들이 모두 다 이런 편견과 국집에 사로잡혀 발생한 전쟁이라고 할 수 있다. 정치지도자의 입장과 시민들의 현실 생활에는 큰 차이가 있다. 정치지도자들은 국익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고 말하지만, 양국의 실제 피해 당사자인 국민들은 나라에서 왜 이런 지옥을 만들어 자신들을 나락의 고통 속로 몰아 가는지 도무지 이해하지 못한다. 물론 자신이 속한 나라가 부강해야 남에게 지배 받지 않기에 반드시 필요한 만큼의 자강(自强)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필수의 조건일 수 있다.  

  하지만 지도자 그룹인 그들만은 이권카르텔을 통하여 수많은 정치적 경제적 이익을 누리게 된다. 이스라엘의 현 수상도 그렇고 하마스의 현 지도자도 그렇다. 대외적으로 표방하는 외교적 수사들이야 듣기에 좋은 언어의 나열이어서 간혹 국민들이 착각하여 현혹되기 쉽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사심(邪心)없는 지도자의 양심이 바탕이 되어 있지 않으면, 그들의 미사어귀들은 공허한 말에 불과하다. 몇몇의 정치지도자들과 그들의 패밀리에게 대부분의 기회와 이권, 그리고 명예가 집중 될 것이다. 자유민주주의라는 미명하에.

  지도자로서 그들 또한, 이 세상에서 가장 제어하기 힘든 것이 자신의 마음 작용이다. 탐욕이나 명예심, 분노와 무절제에서 인과되는 자신의 업장이다. 자신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절제하지 못하는 지도자의 업장 때문에 그 지도자를 앞세운 국민들은 반드시 나락으로 빠져든다. 특히 남을 인도하는 지도자의 입장에 선 사람은 자성에 계를 세우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자신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할 줄 아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지도자로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필수 덕목인 것이다.

  고백하자면, 나도 칠십을 바라보는 이즈음까지도 아직 나 자신의 마음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는 법(용심법用心法)을 터득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내가 공부표준으로 정한 "자성의 계를 세우자"라는 표준은 이러한 용심법을 터득하기 위해 반드시  정성에 정성을 다해 유념하고 실행하려고 다짐한다. 올해 내가 세운 이 표준은, 나에게 용심법을 능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첫 걸음이다. 그 첫 걸음이 바른 방향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해주는 나침반이라고 할 수 있다.  

  2024년 갑진년 새해, 나는 늘 겸손하게, 늘 상불경(常不輕)*하는 자세로 유념하면서 살아 갈 것을 다짐한다.

(*상불경(常不輕) : 항상 남을 가벼이 여기지 않고 공경하는 것의 의미. <<대종경>> 교단품25에서는 우주만물이 다 부처요, 모든 사람이 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진리를 믿고, 처처불상 사사불공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으로 상불경을 해석하고 있다.(원불교대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