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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도 사은이고 몰라도 사은이다

[국민일보] “기독교 근본주의가 들어가는 곳엔 순수의 이름으로 끊임없는 대립·분열”

한국 기독교에 내재한 근본주의 현상이 한국교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분리주의적 사고에 기반해 끊임없는 대립 갈등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고 있는데 이는 관용을 추구하는 복음주의와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기독교 근본주의가 들어가는 곳엔 순수의 이름으로 끊임없는 대립·분열” © Copyright@국민일보

29일 한국교회 갱신과 회복을 위한 신앙고백 모임이 주최한 제5회 포럼이 서울 마포구 높은뜻광성교회(이장호 목사)에서 열렸다(사진). 포럼에선 근본주의와 복음주의를 비교하며 근본주의의 위험성에 대한 고찰이 이뤄졌다.

근본주의는 문자주의에 치중해 성경 본문을 곧이곧대로 현실에 적용하려는 신앙운동을 말하며, 복음주의는 성경의 문학적 맥락을 고려하며 현재 상황에 맞게 적용한다. 문제는 근본주의의 경우 자신들과 맞지 않는 그 어떤 집단과의 교제도 거부한다는 것이다. 복음주의가 교리적 순결을 지키면서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과 구별된다.

김학봉 아신대 교수는 “근본주의는 교회연합(에큐메니컬) 운동을 한사코 거부하지만 복음주의는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자유주의적인 방침은 비판하나 성경적인 것은 지지하는 분별력을 발휘한다”고 짚었다.

근본주의는 부정적인 종교 현상으로 규정됐다. 이는 필연적으로 갈등과 충돌을 유발하는 전투적 영성과 분리주의적 사고를 동반하기 때문에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상학 새문안교회 목사는 “근본주의의 위험성은 기독교 영성의 핵심인 예수 사랑, 자비, 긍휼과 거리가 멀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들어가는 곳에는 순수의 이름으로 끊임없는 대립 갈등이 생기고 분열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근본주의 현상의 특징은 과도한 반공 애국 등 특정 정치, 문화 이슈와 결합된 형태로 나타난다는 것”이라며 “기독교 정신의 보편적 가치인 인권 자유 평등 박애 평화 등의 가치를 사장시킨다. 그래서 근본주의 현상이 기독교 신앙에 큰 해악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