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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불교신문] 청년교화의 ‘판’이 바뀐다 ② 교당 밖 소모임- 청년, 이제는 교당 밖에서도 소모임으로

청년교화의 ‘판’이 바뀐다 ② 교당 밖 소모임- 청년, 이제는 교당 밖에서도 소모임으로

  • 민소연 기자  입력 2024.06.11 호수 21690
 [원불교신문=민소연 기자]  ‘원불교 청년, 온라인에서, 스테이에서 우리끼리 만난다.’

성장하는 종교일수록 소모임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한국교회 트렌드 2024〉) 우리 시대 청년들 역시 소모임에 반응한다. 특히 비교도나 신입교도, 잠자는 교도 등 교화 대상이 청년일수록 소모임은 더욱 좋은 교화 창구가 된다. 

소모임이 갖는 속성은 요즘 청년들의 특징과 잘 어우러진다. 청년들은 어딘가에 얽매이거나 소속되기를 싫어하는데, 소모임은 비교적 부담 없이 참여할 기회가 된다. 종교를 꺼리는 청년에게도 자연스럽게 종교 문화나 가치를 전할 수 있고, 자신을 많이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공통 관심사로 소통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 또 호감은 있지만 교당을 다니는 건 어려워하는 청년들에게 신앙적 대안으로 역할 하기도 한다.

이에 종교들이 청년 소모임에 주력하는 가운데, 원불교 역시 청소년국을 비롯한 청소년교화자들이 다양한 교당 밖 소모임들을 시도하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소모임은 청년마음훈련에서 파생해 이어지고 있는 후속 단모임이다. 원기108년(2023)부터 3회의 청년마음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1~2개의 단이 후속 모임을 이어가며 직간접 청년교화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훈련 이후 1주일에 한 번 줌(ZOOM) 법회를 열어 <원불교교전>을 함께 읽으며 설명과 사례, 실천에까지 이르는 상시훈련을 반복한다. 매일 단체톡방에서 유무념을 공유하는 한편, 일주일에 한 번은 훈련에서 인연 맺은 예비교무와 근황을 나눈다. 그 수준이나 강도가 웬만한 신앙인 못지않고, 교법으로 실제 삶을 변화시키는 재미에 푹 빠지게 된다는 평이다.
 

청년마음훈련 후속 단모임, 원불교템플스테이 등 소모임 활성화
부담 없는 참여와 자연스러운 문화 전달… 청년세대에 신앙적 대안

특히, 마음훈련이 진행되는 겨울과 여름 사이 6개월이라는 긴 간격을 메우고자 봄·가을에 열리는 1박 2일 훈련은 화룡점정으로 평가된다. 원불교를 깊이 알지 못하는 청년들을 위해 익산성지순례로 시작, 단회 및 회화에 중점을 두는 점도 특징이다. 1박 2일 후속 훈련 기간에 꿈도 고민도 많은 청년들은 서로에게 질문하며 교법에서 답을 구한다. 예비교무들은 이러한 청년들을 현장의 교무들에게 연결, 현재 강남·동안양·모현·원남교당 등에 잘 안착하도록도왔다. 훈련에서 실제 교당의 주인으로 가는 디딤돌이자 보완, 도우미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비교도 청년들도 교당 밖 소모임으로 원불교를 만난다. 전북교구에서 올해 시작한 원불교템플스테이는 청년들의 트렌드인 ‘스테이’, ‘한옥마을’, ‘자기계발’ 등을 잘 엮어낸 사례다. 2박 3일 변산원광선원, 1박 2일 한옥마을과 교동교당 등에서 비교도 청년을 대상으로 11과목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홍보 역시 청년들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을 활용해 매회기 10~15명이 신청하고 있다.
 

원불교템플스테이의 궁극적인 목적 역시 비교도 청년들을 인근 교당과 연결하는 데 있다. 이를 위해 관련 교무 및 청년들을 초대하고, 이들의 입교 및 교당 출석까지 이어지도록 배려한다. 스테이가 원불교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를 쌓는 간접교화에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서 교당 밖 소모임의 원조 격으로 ‘행아웃 온라인 교화단(이하 행아웃)’이 있었다. 학업과 직장 등으로 바쁜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원기100년(2015) 2월 14일에 시작했다. 코로나19의 시작인 2019년보다 무려 4년 앞선 시점이다.

행아웃의 청년들은 각기 다른 교당 소속이지만, 매주 일요일 저녁 8시와   9시에 온라인법회를 봤다. 단체채팅방을 만들어 공동 유무념을 지키는 문화도 행아웃에서 시작됐다. 이들은 매년 여름과 겨울 오프라인 훈련도 진행했다. 특히 현장교화를 지원하기 위해, 4축2재를 비롯한 교당 행사에 참여하는 인증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달라진 세상, 청년교화에 고군분투하는 교화자들은 말한다. “요즘 청년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믿지 않고, 합리적이며 실용적이다. 그리고 결과를 중시한다. 이러한 세대 특징 덕분에, 이미 답이 있고 삶의 변화를 일으키는 원불교는 잘 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이미 우리가 갖고 있는 이 위대한 자산을 어떻게 주느냐는 첨예한 고민거리다. 상대가 원하는 것을 주는 것, 그게 청년교화가 가야 할 방향이다.

[2024년 6월 5일자] 

 민소연 기자 minso@w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