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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감상

유무념 대조법 有無念 對照法*

나의 마음 공부는 두 바퀴로 나아간다.
하나는 "유무념대조" 공부고, 다른 하나는 "일기기재" 공부다.

유무념대조공부는 하루 중 경계 속에서 온전한 생각으로 육근을 한 일 한 일에 사용하였는가 아닌가를 늘 챙기는 것이고,

일기기재는 상시일기로써 30계문을 점검하는 것과 정기일기로써 지혜 단련과 심신조절을 내 마음 먹은 대로 하려는 공부이다.

아침 좌선과 기도를 마치고 챙긴 나의 온전한 마음을, 하루 종일, 수시로, 어디서나, 나는 이 유무념대조기로 내 마음이 온전한 상태인지 요란한 상태인지를 챙기고 또 챙긴다.

유무념대조기(앞면)
유무념대조기(뒷면)

 
마음을 챙기는 순간 흰콩 하나를 올리고, 경계 당해 '아차 그 마음을 놓쳤구나!'하는 순간 검은콩 하나를 카운터한다.
내 유무념대조기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아주 귀엽고 작은 악세사리다. 나는 이것을 휴대폰커버에 연결하여 달랑거리며 달고 다닌다. 

휴대폰 투명케이스 아래 부분에 달린 유무념대조기

대전에서 할아버지 집에 놀러온 예쁜 손녀, 귀한 우리 시은이가, 휴대폰 케이스에 달린 유무념대조기를 보자 할아버지에게 묻는다.

"할아버지 이게 뭐예요?" 
나는 답하기를, "유무념대조기란다."

손녀 아이 눈에 살짝 호기심이 어리는 것 같다.
나는 연이어 말해 주길, "이것은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을 보는 것인데, 할아버지 속에 한 마음이 생겨날 때, 그 마음이 착한 마음인지 나쁜 마음인지를 가려주는 도구란다."
"???" 

손녀 시은은 더 알송달송한듯 나의 유무념대조기를 만지작 거리며 이리저리 살핀다.
호기심이 아이의 눈에 가득하다...

다시 나는 조금 더 설명해 준다.
"나쁜 마음이 난지를 모르고 다른 사람에게 할아버지가 말과 행동을 하고 나면 검정콩을 하나, 좋은 마음을 할아버지가 사용했으면 흰콩을 하나, 이렇게 올려 준단다."

그렇게 말해주자, 시은은 나의 유무념대조기 아래 부분에 인쇄되어 있는 흰콩과 검정콩을 유심히 본다. 

다른 사람이 내게 이것에 대해 묻는 사람은 아직 없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우리 손녀가 이것에 대해 묻다니!

손녀와 나눈 이 대화가 며칠 동안 나의 뇌리를 떠나지 않고 맴돌았다. 

오래 전부터 나는 절친한 친구나 가족들이나 또는 자신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이 유무념대조기를 소개하고 싶었다.

이것을 여러 개 준비해 두고 그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이 유무념대조기는 간단한 도구이지만, 나는 이 물건이 기적을 만드는 최상의 요술방망이라 생각한다.

내가 어떤 힘든 경계를 당해 마음이 요란했을 때 이것을 만지며 그 생각을 돌리면, 알라딘 램프 속의 "지니" 같은 거인이 나를 돕는 것 같은 그런 상상을 하기도 한다. 차분해지며 진실이 나타나고 또 원망심에서 감사심으로 나의 마음이 바뀌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유무념대조기.
내 마음을 알아 차리는 도구.
이 보다 더 간단하고 좋은 마음 공부의 수단은 없다.

이것을 활용하는 방법은 정말 간단하고 쉽다. 이것을 자주 꾸준히 정성 다해 사용해 보면 이 대조기가 가져다 주는 효과는 거의 기적에 가깝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주 아침에, 유명한 라디오시사프로에 출연한 오은영 박사가 진정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사회자와의 인터뷰 중에 자신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이 있다고했다. 학교의 학습 과목에 "마음"이라는 교과 과목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채택하여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이 정말 필요하다고.
그는 이즈음의 학생들이 쉽게 자신의 몸을 자해하고 심지어는 자살에 이르는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많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진행하는 사회자와 이 이야기를 듣고 있던 청취자들 모두 안타깝게 했다. 나는 그때 오박사의 이 제안을 인상 깊게 듣고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공감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청년, 성인들까지도, 우리 사람이라면 자신의 마음이 현재 어떤 상태에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시시때때로 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어려운 마음경계 상황에서 더 더욱 그렇다. 그래서 현대를 살아가는 동시대의 우리는, 우리 자신의 마음이 지금 어떤지에 대한 공부가 절실히 필요하다.
마음공부의 위대함, 이를 자각한 사람과 무시한 사람의 미래가 어떻게 다를 지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유무념대조법 有無念對照法*
심신을 작용할 때 유념으로 처리했는지 무념으로 처리했는지 대조하여 공부하는 법. 유념 또는 무념으로 처리한 번수를 조사하여 기재하게 함으로써 일상의 삶이 공부의 표준에 맞게 이루어지도록 한다. 대조의 방법은 공부의 정도에 따라 다르나 대체로 ‘온전한 생각으로 취사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처음에는 경계를 대하여 마음을 멈추어 생각하고 취사했으면 유념, 멈추지 않고 생각할 여유도 없이 되는 대로 처리했으면 무념으로 기재한다. 멈추는 공부가 되면 하자고 하는 조목과 말자고 하는 조목을 표준으로 기재한다. 공부가 순숙되면 그 일의 결과가 잘되고 못된 것까지를 기준으로 기재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계문, 솔성요론, 일상수행의 요법, 상시응용주의사항 등이 표준이 된다. 공부가 더욱 순숙되면 각자의 심계(心戒)를 정하여 세밀한 마음의 작용과 취사의 결과를 대조하여 자신의 인격을 완성해 간다. 이와 같이 오래오래 계속하면 동정(動靜)이 한결같은 공부를 성취하여 마음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