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심신작용처리건

"스타카토로 기침 소리 울리는 이른 아침에“

어버이날 5월 8일을 기념하기 위해 지난 5월 5일 일요일 예회시간에 원불교 서울교당 원로 교도님들께 노래 공양을 올렸다.

우리 교당은 그 역사가 창립 백년을 넘기고 있는 유서 깊은 교당이다. 구십 세를 넘긴 어르신들도 계시고 팔십 대의 어르신들이 다수로 구성된 전통을 자랑하는 교당이다.

일요 예회날, 교당 남녀 합창단들이 어르신 부모님들을 위해  원불교성가 "거룩할 사 우리 부모(성가57장'부모님찬송가)"와 "어머니 은혜"를 개사한 "부모님 은혜" 두 곡을 불러 드렸다.

합창단원들은 불전에 나가 어르신들을 향해 부모님 은혜에 감사 올리는 마음 충만하여 기쁘게 찬송했다. 예타원은 여자 소프라노 파트, 나는 남자 베이스 파트를 맡아서 합창을 했다.

우리들은 다른 교도님들 보다 1시간 일찍 교당에 도착하여 2층 소법당에서 노래 두 곡을 열심히 연습했다. 별도의 사전 연습이 없었기에 당일날 일반 교도님들 보다 우리 합창단원은 1시간 먼저 교당에 나와 연습을 했던 것이다.  나도 목이 터져라 연습했지만 예타원은 나보다 더 진심이었다.

법회 시작 즈음에 우리는 연습을 마쳤다. 1층 대법당으로 내려오는 계단에서 나는 예타원과 마주쳤다.  예타원은 노래의 열기가 얼굴에 올라와 발그레한 복사꽃 홍조가 피어 있었다. 정녕 예뻤다.

합창 공양 이후, 이번 주 내내 예타원은 기침을 계속해대고 있다. 목도 잠기고 편도도 부은 것이 아닌가 하는 짐작이 들었다.

오늘 새벽에 잠이 깬 나는 예타원의 신음 소리를 듣고 자책했다. ‘그날 몸에 무리가 심했던가...’ , ‘내가 예타원의 건강을 챙겨주지 못했구나...’라는 깊은 후회가 밀려왔다. 

내 옆에 모로 누운 예타원의 큰 기침 소리가 방안 가득 스타카토로 울리고 있다.

날이 새면 예타원과 함께 집 근처 내과의원을 방문해야겠다. 간단한 진료와 더불어 감기몸살을 완화시키는 영양수액이라도 맞혀야 할 것 같다. 

가만히 두 손 모은다. 나는 앞으로 더 정성 다해 그의 건강을 돌봐야겠다고.
 
 

원불교 성가 ”거룩할 사 우리 부모(부모은 찬송가)“


가곡”부모님 은혜(어머니 은혜-개사)“